“일과 삶의 균형? 나는 일과 삶, 그리고 여행의 균형을 원해!”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꿈꿔봤을 법한 삶. 아름다운 해변 카페에서 노트북을 열고 여유롭게 일하거나, 고즈넉한 유럽의 작은 마을에서 영감을 얻으며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모습. 바로 디지털 노마드(Digital Nomad)의 삶입니다. 그리고 최근, 이런 꿈같은 삶을 현실로 만들어 줄 열쇠, 디지털 노마드 비자가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2024년 1월부터 ‘디지털 노마드 비자(워케이션 비자)’ 시범 운영을 시작했는데요, 과연 이게 무엇이고, 누가 어떻게 받을 수 있으며, 어떤 장점과 한계점을 가지고 있는지 TMI 공장에서 낱낱이 파헤쳐 보겠습니다.
디지털 노마드, 1분 만에 개념 정리
디지털 노마드 (Digital Nomad)란?
디지털(Digital)과 유목민(Nomad)의 합성어로,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하여 지리적 제약 없이 자유롭게 일하면서 돈을 벌고, 다양한 국가를 여행하며 거주하는 사람들을 뜻합니다.
디지털 노마드 비자 (Digital Nomad Visa)란?
디지털 노마드의 삶을 합법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각국 정부가 발행하는 장기 체류 비자입니다. 주로 특정 국가에 체류하면서 현지 기업이 아닌 외국 기업을 위해 원격으로 일하는 외국인에게 발급됩니다. 워케이션(Workation: Work + Vacation) 비자라고도 불립니다.
쉽게 말해, “우리나라에서 돈 벌지 말고, 당신 나라에서 번 돈으로 우리 동네에서 휴가처럼 일하고 놀다 가세요!”라고 정부가 공식적으로 허락해 주는 비자인 셈이죠.
전 세계가 디지털 노마드 비자에 열광하는 이유
2020년 팬데믹 이후 원격 근무가 보편화되면서 디지털 노마드의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습니다.
그리고 각국 정부는 이런 디지털 노마드들을 유치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비자를 도입하고 있습니다.
도대체 왜 이렇게 열광하는 걸까요?
1. 경기 침체 탈출을 위한 “관광객 유치” 효과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관광 산업이 큰 타격을 입으면서, 많은 국가들이 경제 회복을 위해 새로운 활로를 모색했습니다. 일반 관광객들은 짧게 머무는 반면, 디지털 노마드들은 최소 수개월에서 1년 이상 장기 체류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들은 체류하는 동안 현지 숙소, 식당, 교통, 여가 활동 등에 꾸준히 소비하며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고급 관광객’ 역할을 합니다. 특히, 현지인들의 일자리를 뺏지 않으면서 외화를 유치하는 효과가 큽니다.
2. “창의적 인재” 유치를 통한 국가 이미지 제고
디지털 노마드들은 주로 IT, 디자인, 마케팅, 컨설팅 등 창의적이고 전문적인 분야에 종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들을 유치함으로써 그 나라의 이미지를 ‘개방적이고 혁신적인’, ‘살기 좋은’ 국가로 만들 수 있습니다.
또한, 이들이 현지 스타트업 생태계나 지역 커뮤니티에 간접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기대감도 있습니다.
3. “세수 확보”라는 달콤한 유혹
대부분의 디지털 노마드 비자 프로그램은 체류 기간 동안 일정 소득 이상을 벌어들이는 조건이 붙습니다. 물론 이들은 자국에 세금을 내지만, 일부 국가에서는 이들에게 일정 기간 세금 감면 혜택을 제공하거나, 현지에서 발생한 소비에 대한 간접세를 통해 세수를 확보하기도 합니다.

한국의 디지털 노마드 비자, 누가 받을 수 있을까?
우리나라가 2024년 1월부터 시범 운영하는 디지털 노마드 비자는 ‘워케이션 비자’라고도 불립니다.
주요 신청 자격은 다음과 같습니다.
- 소득 조건: 신청일 기준 직전 1년간 한국은행이 고시한 1인당 국민소득(GNI)의 2배 이상을 벌었음을 증명해야 합니다. (2022년 기준 1인당 GNI는 약 4,220만원이므로, 연간 8,440만원 이상의 소득 증명이 필요)
- 직업 조건: 해외 기업에 소속되어 원격으로 근무하는 외국인 또는 해외 사업장을 운영하는 프리랜서여야 합니다. (한국 기업에 취업할 수는 없습니다.)
- 체류 기간: 최대 1년 (필요시 추가 1년 연장 가능)
- 나이: 만 18세 이상
- 범죄 기록: 범죄 경력이 없어야 합니다.
이 비자를 받으면 최대 2년간 한국에 체류하며 자유롭게 국내 여행을 즐기면서 원격 근무를 할 수 있습니다. 동반 가족(배우자, 미성년 자녀)도 함께 체류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핫플레이스! 디지털 노마드 비자를 운영하는 주요 국가들
이제 막 시범 운영을 시작한 한국 외에도, 전 세계 수많은 국가들이 디지털 노마드 비자를 통해 원격 근무자들을 유혹하고 있습니다. 각국마다 자격 요건과 혜택이 다르므로, 자신의 상황에 맞는 최적의 장소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여기 디지털 노마드들에게 특히 인기 있는 몇몇 국가들을 소개합니다.
1. 포르투갈
- 특징: 유럽 내에서 가장 먼저 디지털 노마드 비자를 도입한 국가 중 하나로, 저렴한 물가, 아름다운 자연, 풍부한 문화유산으로 유명합니다. ‘황금 비자’ 정책으로도 유명했으나, 최근 주택 시장 과열로 일부 조건이 변경되기도 했습니다.
- 요건: 월 소득 약 3,040유로(한화 약 450만원) 이상 증명.
- 혜택: 저렴한 생활비, 온화한 기후, EU 내 자유로운 이동, 사회보장 혜택.
2. 스페인
- 특징: 햇살 가득한 해변, 풍부한 역사, 활기찬 도시 생활을 즐길 수 있는 곳입니다. 비교적 최근에 비자를 도입하여 요건이 명확하고 매력적인 편입니다.
- 요건: 월 소득 약 2,160유로(한화 약 320만원) 이상 증명.
- 혜택: 아름다운 자연 환경, 다채로운 문화, 비교적 저렴한 생활비, EU 내 이동 용이.
3. 크로아티아
- 특징: 아드리아해의 진주라 불리는 아름다운 해안선을 가진 나라로, 드라마 ‘왕좌의 게임’ 촬영지로도 유명합니다. 유럽이지만 물가가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세금 혜택이 좋습니다.
- 요건: 월 소득 약 2,500유로(한화 약 370만원) 이상 증명.
- 혜택: 세금 면제 (12개월 간), 아름다운 해변과 섬, 비교적 낮은 생활비.
4. 태국
- 특징: 오랜 기간 디지털 노마드들의 ‘성지’로 불려온 곳입니다. 저렴한 물가, 맛있는 음식, 따뜻한 날씨, 활기찬 문화가 매력적입니다.
- 요건: 다양한 비자 옵션이 있으며, ‘장기 거주자 비자(LTR)’의 경우 연 소득 8만 달러 이상 증명. (최근 새로운 디지털 노마드 비자 도입을 추진 중)
- 혜택: 저렴한 생활비, 풍부한 액티비티, 동남아시아의 허브 역할.
5. 멕시코
- 특징: 저렴한 물가와 다채로운 문화, 그리고 ‘코로나 시대’에도 입국이 비교적 자유로웠던 덕분에 북미권 디지털 노마드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 요건: 월 소득 약 2,600달러(한화 약 350만원) 이상 증명.
- 혜택: 저렴한 생활비, 풍부한 문화 경험, 맛있는 음식.
이 외에도 에스토니아, 조지아, 발리(인도네시아), 콜롬비아, 바베이도스, 아이슬란드 등 수많은 국가들이 디지털 노마드 비자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각국의 세금 정책, 의료 시스템, 인터넷 환경 등을 꼼꼼히 비교해보고 자신에게 맞는 곳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디지털 노마드 비자의 장점과 그림자
디지털 노마드 비자는 분명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 장점
- 합법적인 장기 체류: 관광 비자의 단기 체류 제한에서 벗어나 합법적으로 장기간 한 국가에 머물며 일과 여행을 병행할 수 있습니다.
- 세금 혜택: 일부 국가에서는 디지털 노마드들에게 세금 감면이나 면제 혜택을 제공하여 경제적 부담을 줄여줍니다.
- 현지 문화 경험: 단순한 여행객이 아닌 ‘준거주자’로서 현지 문화를 더 깊이 이해하고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 커뮤니티 형성: 전 세계에서 모인 다른 디지털 노마드들과 교류하며 새로운 인맥을 만들고 정보를 공유할 수 있습니다.
👎 그림자 (고려할 점)
- 소득 조건의 벽: 대부분의 국가가 연간 수천만 원에 달하는 최소 소득 조건을 요구하여, 누구나 쉽게 비자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 건강 보험: 현지 건강 보험 가입 또는 해외 여행자 보험 가입이 필수인 경우가 많으며, 비용이 부담될 수 있습니다.
- 현지 적응 문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어려움(언어, 문화 차이 등)과 외로움, 그리고 시차 적응 문제 등 심리적인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습니다.
- 세금 문제의 복잡성: 자신이 속한 국가와 체류하는 국가의 세법을 모두 고려해야 하므로 세무 처리가 복잡해질 수 있습니다.
미래의 일상, 디지털 노마드 라이프스타일
디지털 노마드 비자는 단순히 ‘여행하며 일하기’를 넘어, 미래 시대의 유연한 근무 형태와 라이프스타일을 상징합니다. 획일적인 삶의 방식에서 벗어나, 자신의 가치와 우선순위에 따라 삶의 터전을 선택하고 창의성을 발휘하는 새로운 흐름이죠.
물론, 준비되지 않은 떠남은 고통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철저한 준비와 유연한 사고방식을 갖춘다면, 노트북 하나로 전 세계를 무대 삼아 일하고 삶을 즐기는 ‘디지털 노마드’의 꿈은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닐 것입니다. 여러분은 어떤 나라에서 디지털 노마드의 삶을 시작하고 싶으신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