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 있는 친구와 연락하거나, 새벽에 해외 축구 경기를 보기 위해 알람을 맞출 때 우리는 자연스럽게 ‘시간’을 확인합니다. ⏰
그리고 그때마다 어김없이 등장하는 알파벳과 숫자의 조합, 바로 ‘UTC+9’ 혹은 ‘KST’인데요.
마치 수학 공식처럼 보이지만, 사실 여기에는 우리가 발 딛고 사는 이 땅의 시간과 역사, 그리고 약간의 과학이 절묘하게 버무려져 있답니다.
오늘은 ‘시간은 금’이라는데 대체 그 금을 어디서 캐야 할지 모르는 우리 모두를 위해, 대한민국 표준시 UTC+9에 숨겨진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탈탈 털어보겠습니다!
준비되셨나요? 시간 여행, 지금 바로 출발합니다!
1. KST? UTC? 일단 용어부터 정리하고 가시죠!
우리가 흔히 ‘한국 시간’이라고 부르는 것을 공식적으로는 KST(Korea Standard Time), 즉 대한민국 표준시라고 부릅니다.
그렇다면 UTC는 무엇일까요?
UTC는 ‘협정 세계시(Coordinated Universal Time)’의 약자입니다.
전 세계 시간의 기준점이 되는, 말하자면 시간계의 ‘국제 표준’인 셈이죠.
영국 런던의 그리니치 천문대를 기준으로 하는 GMT(그리니치 평균시)와 거의 같다고 보셔도 무방하지만, UTC가 좀 더 현대적이고 정밀한 기준이랍니다.
잠깐, ‘Universal Time Coordinated’ 면 UCT가 되어야 하는 거 아니냐고요? 🧐
이건 영어권의 ‘CUT’와 프랑스어권의 ‘TUC(Temps Universel Coordonné)’ 사이에서 절묘하게 타협한 결과라는 건 안 비밀입니다. 시작부터 글로벌한 협치의 정신이 느껴지지 않나요?
자, 그럼 가장 중요한 오늘의 주인공을 명확하게 정의해볼까요?
대한민국 표준시(KST)란, 국제 표준시인 협정 세계시(UTC)보다 9시간 빠른 시간대를 사용하는 대한민국의 공식 시간 기준을 의미합니다.
즉, UTC가 오전 0시일 때, 대한민국은 이미 오전 9시를 맞이하고 있다는 뜻이죠!
그래서 우리는 ‘UTC+9’라고 표기하는 거고요.
2. 왜 하필 ‘+9’일까요? (feat. 일본과 같은 시간대)
전 세계는 둥그니까, 각 지역은 태양의 위치에 따라 시간이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
그래서 과학자들은 지구 360도를 24시간으로 나누어, 15도마다 1시간의 차이를 두는 ‘시간대’라는 개념을 만들었습니다.
대한민국은 지리적으로 동경 124도에서 132도 사이에 위치해 있죠.
어? 그럼 우리나라의 정중앙을 지나는 경도는 대략 127.5도 정도 되는데요?
15로 나누면 8.5가 나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UTC+8:30을 써야 하는 게 아닐까요?
네, 아주 정확한 지적입니다! 👍
실제로 우리나라는 과거에 동경 127.5도를 기준으로 하는 UTC+8:30 시간대를 사용했던 역사가 있습니다.
하지만 국제적으로 대부분의 국가는 1시간 단위의 시간대를 사용하고, 30분 단위 시간대는 일상생활이나 국제 교류에 불편함을 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현재는 동경 135도를 기준으로 하는 UTC+9를 표준시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이 동경 135도 자오선은 사실 일본 효고현 아카시시를 지나는 선입니다.
그래서 우리나라가 일본과 같은 시간대를 사용하게 된 것이죠.
이 때문에 “우리나라의 고유한 시간을 되찾자”는 의미에서 표준시를 다시 UTC+8:30으로 변경하자는 논의가 주기적으로 등장하기도 한답니다. 역사와 과학, 그리고 정치가 얽힌 매우 흥미로운 지점이죠.

지도를 보면 우리나라 중앙(127.5도)과 실제 표준시 기준(135도)이 살짝 떨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죠?
3. 우리에게도 있었다! ‘서머타임’의 추억
혹시 ‘서머타임(Daylight Saving Time)’이라고 들어보셨나요?
여름철에 해가 길어지니, 시간을 한 시간 앞당겨서 낮 시간을 더 효율적으로 활용하자는 제도인데요.
요즘 젊은 세대에게는 생소하겠지만, 대한민국에도 서머타임 제도를 시행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가장 최근의 기억은 바로 1987년과 1988년, 서울 올림픽을 앞두고 시행되었던 서머타임입니다.
올림픽 중계 시간을 미국이나 유럽 등 주요 국가의 시청 시간에 맞추기 위한 목적이 컸죠.
- 시행 기간: 5월 초의 일요일 새벽 2시 → 새벽 3시로 변경
- 종료 기간: 10월 초의 일요일 새벽 3시 → 새벽 2시로 환원
아침잠 1시간을 강탈당했다가 가을에 돌려받는 그 기분… 겪어보지 않으면 모릅니다. 😂
하지만 국민들의 생활 리듬을 깨고 혼란을 준다는 이유로 1988년을 마지막으로 서머타임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덕분에 우리는 1년 내내 꾸준히(?) UTC+9의 시간 속에서 살아가고 있답니다.
어떠셨나요?
늘 스마트폰 한구석에 조용히 자리 잡고 있던 ‘UTC+9’라는 기호에 이렇게나 많은 이야기가 숨어 있었다니, 놀랍지 않으신가요?
이제부터 시간을 확인할 때마다 오늘 나눈 이야기들이 떠오르며 시간이 조금 더 특별하게 느껴지기를 바랍니다.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는 모든 것에는 저마다의 이유와 역사가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면서 말이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