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여러분의 지식 서랍을 온갖 TMI로 가득 채워드릴 지식 블로거입니다. 😎
살다 보면 한 번쯤 들어보는 그 이름, ‘이기적 유전자’.
왠지 제목만 들어도 ‘인간은 원래 다 자기밖에 모르는 존재야!’라고 말하는 것 같아 괜히 기분이 쿰쿰해지곤 하죠.
심지어 누군가 이기적인 행동을 할 때마다 “저 사람 완전 이기적 유전자네” 같은 말을 아무렇지 않게 쓰기도 합니다.
하지만 만약 리처드 도킨스가 이 말을 듣는다면, 뒷목을 잡고 쓰러질지도 모릅니다. (아마도요)
오늘은 우리가 ‘이기적 유전자’에 대해 흔히 가지고 있는 오해들을 시원하게 풀어보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이 글을 다 읽고 나면, 여러분은 ‘이기적 유전자’라는 개념을 누구보다 ‘이타적으로’ 설명해 줄 수 있을 거예요!
그래서, ‘이기적 유전자’가 정확히 뭔가요?
가장 큰 오해를 풀고 시작해야겠죠?
이 개념은 ‘인간은 이기적이다’라는 뜻이 아닙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인간의 행동보다는 생명 현상의 주체를 다른 관점에서 보는 이론에 가깝습니다.
핵심을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이기적 유전자(The Selfish Gene)’란, 생물의 진화와 선택의 기본 단위가 개체나 종이 아니라 ‘유전자’이며, 모든 생명체는 유전자의 자기 복제와 생존을 위해 만들어진 ‘생존 기계(Survival Machine)’에 불과하다는 이론입니다.
여기서 ‘이기적’이라는 말은 유전자가 인격이나 감정을 가지고 나쁜 짓을 한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그저 다른 무엇보다 자신의 사본을 더 많이, 더 널리 퍼뜨리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을 비유한 표현일 뿐이죠.
마치 자동차의 진짜 주인은 운전자이지만, 우리는 자동차 자체에만 주목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우리의 몸이라는 자동차의 진짜 주인은 바로 ‘유전자’라는 겁니다. 🚗
첫 번째 오해: “결국 모든 생물은 이기적으로 행동하도록 설계됐다는 거 아닌가요?”
아닙니다! 오히려 정반대입니다.
‘이기적 유전자’ 이론의 가장 위대한 점 중 하나는 바로 ‘이타적인 행동’의 기원을 설명했다는 것입니다.
어머니가 자식을 위해 목숨을 걸거나, 일벌이 여왕벌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행동들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유전자의 관점에서 보면 아주 간단합니다.
내 유전자와 똑같은 유전자를 가진 친척들을 도움으로써, 결과적으로 내 유전자가 살아남을 확률을 높이는 것이죠.
유전자는 계산기를 열심히 두드려 봅니다. 🧐
- 내가 희생해서 나와 유전자를 50% 공유하는 자식 3명을 살릴 수 있다면? -> 이득!
- 내가 위험을 무릅쓰고 유전자를 25% 공유하는 조카를 구한다면? -> 음, 고민 좀 해보자…
이것이 바로 ‘혈연 선택(Kin Selection)’ 이론입니다.
유전자의 ‘이기적인’ 계산이 겉으로는 ‘이타적인’ 행동으로 나타나는 아이러니! 정말 흥미롭지 않나요?

두 번째 오해: “그럼 우리의 모든 행동은 유전자에 의해 결정되는 운명인가요?”
“어차피 우린 유전자의 꼭두각시라구요? 에이, 그건 너무 허무하잖아요!”라고 생각하셨다면, 축하합니다! 🎉
리처드 도킨스도 바로 그 점을 강조했습니다.
우리는 유전자의 명령을 맹목적으로 따르는 로봇이 아닙니다.
특히 인간은 다른 동물과 다른 아주 특별한 무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문화’입니다.
도킨스는 유전적 정보 전달 단위를 ‘유전자(Gene)’라고 부른 것처럼, 문화적 정보 전달 단위를 ‘밈(Meme)’이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지금 우리가 쓰는 ‘인터넷 밈’이라는 단어의 원조가 바로 여기입니다.
생각, 사상, 유행, 종교, 언어 같은 밈은 유전자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복제되고 전파됩니다.
우리는 교육을 통해 부모-자식 관계가 아니더라도 남을 도와야 한다고 배우고, 법과 제도를 통해 사회 전체의 안정을 꾀합니다.
이것은 유전자의 이기적인 명령을 거스를 수 있는 인간의 위대한 능력입니다.
도킨스는 책의 마지막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는 유전자의 기계로 만들어졌고 밈의 기계로 자라났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우리의 창조자에게 대항할 힘이 있다. 이 지구에서는 우리 인간만이 유일하게 이기적인 자기 복제자의 폭정에 반역할 수 있다.”
크… 정말 멋진 말 아닌가요? 😭
세 번째 오해: “‘이기적’이라는 단어 선택이 너무 자극적이에요.”
이건 오해라기보다는… 사실에 가깝습니다.😅
도킨스 본인도 나중에 ‘불멸의 유전자(The Immortal Gene)’라고 제목을 붙였다면 오해가 덜했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기적’이라는 단어가 가진 강력한 힘 덕분에 이 책이 과학 서적임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될 수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앞서 말했듯, 여기서 ‘이기적’은 의인화된 비유일 뿐입니다.
유전자는 생각을 하거나 의도를 가지지 않습니다.
그저 자기 복제에 유리한 특성을 가진 유전자는 살아남고, 그렇지 않은 유전자는 도태되는 자연선택의 과정을 냉정하게 표현한 단어일 뿐이죠.
그러니 이제 ‘이기적 유전자’라는 말을 들었을 때 그 사람의 인성을 비난하기보다는, ‘아, 저 사람은 자신의 유전자를 후세에 남기려는 생존 기계로서의 본분에 충실하고 있구나!’라고 초연하게 생각해 보는 건 어떨까요?
(물론 그렇다고 해서 무례한 행동이 용서되는 건 절대 아닙니다!)
‘이기적 유전자’는 인간 본성에 대한 냉정한 진단서가 아니라, 우리를 포함한 모든 생명이 어떻게 지금의 모습으로 존재하게 되었는지를 설명하는 눈부신 통찰입니다.
이 위대한 관점을 통해 우리 자신과 세상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