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만들수록 싸지는 마법? 규모의 경제에 대한 3가지 비밀

🛒 “어? 왜 큰 게 더 싸지?” 일상 속 경제학 산책

혹시 대형 마트에 가서 이런 경험 없으신가요?

500ml 우유 두 개보다 1L짜리 우유 하나가 더 저렴하고, 과자도 작은 봉지 여러 개를 사는 것보다 벌크 포장 하나가 훨씬 싼 마법 같은 순간 말입니다.

카트를 밀며 ‘이게 바로 자본주의의 맛인가…’ 싶으셨다면, 오늘 제대로 찾아오셨습니다. 🥳

우리의 지갑을 은근히 지켜주는 이 신비한 현상 뒤에는 바로 ‘규모의 경제’라는 경제학의 슈퍼스타가 숨어있거든요.

오늘은 이 알쏭달쏭한 용어, ‘규모의 경제’를 탈탈 털어 여러분의 경제 상식 레벨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 드리겠습니다.

왜 많이 만들고, 많이 팔수록 가격이 내려가는지, 그 비밀의 문을 함께 열어보시죠!

🧐 규모의 경제(Economies of Scale), 대체 정체가 뭔가요?

복잡한 건 딱 질색인 여러분을 위해 핵심부터 말씀드릴게요.

규모의 경제(Economies of Scale)란, 생산량이 늘어남에 따라 제품 하나를 만드는 데 드는 평균 비용이 줄어드는 현상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붕어빵을 10개 구울 때보다 1,000개 구울 때 붕어빵 하나당 들어가는 밀가루, 팥, 가스비 등이 더 저렴해진다는 뜻이죠.

그래서 기업들은 ‘박리다매(薄利多賣)’, 즉 이익을 적게 남기더라도 많이 파는 전략을 구사할 수 있게 되는 겁니다.

“사장님이 미쳤어요!” 같은 현수막이 붙는 이유도, 사실은 사장님이 미치신 게 아니라 이 똑똑한 경제 원리를 활용하고 있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

🤔 아니, 왜 생산량이 늘면 비용이 줄어드는 거죠? 3가지 핵심 이유!

그렇다면 도대체 어떤 원리로 이런 마법 같은 일이 벌어지는 걸까요? 가장 대표적인 이유 3가지를 짚어 드릴게요.

  1. 고정비용의 분산 효과 (aka ‘N빵의 위엄’)
    기업이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공장 임대료, 기계 설비 구입비, 연구 개발비 등 생산량과 상관없이 일정하게 나가는 돈, 즉 ‘고정비용’이 필요합니다.
    만약 100만 원짜리 최신형 오븐을 사서 피자를 딱 한 판만 구웠다고 상상해보세요. 그 피자의 원가는 오븐 값 100만 원에 재료비를 더한 어마어마한 금액이 되겠죠? 🍕
    하지만 그 오븐으로 피자를 1만 판 구웠다면 어떨까요? 피자 한 판에 배분되는 오븐 값은 단 100원으로 줄어듭니다. 이처럼 생산량이 많아질수록 제품 하나가 짊어져야 할 고정비용 부담이 확 줄어드는 것이죠.
  2. 원자재 대량 구매의 힘 (aka ‘많이 살수록 갑이다’)
    동네 슈퍼에서 달걀 한 알을 사는 것과 창고형 마트에서 달걀 30개들이 한 판을 사는 것 중 어느 쪽이 더 쌀까요? 당연히 후자입니다.
    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제품을 100개 만들 만큼의 원자재를 살 때와 100만 개 만들 만큼의 원자재를 살 때, 공급업체로부터 적용받는 할인율은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많이 살 테니 좀 깎아주세요!’라는 교섭력, 즉 ‘바게닝 파워(Bargaining Power)’가 생기기 때문이죠. 이렇게 원자재를 싸게 들여오니 최종 제품 가격도 낮출 수 있는 겁니다.
  3. 분업과 전문화를 통한 효율성 증대
    혼자서 자동차 한 대를 조립하려면 몇 년이 걸릴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자동차 공장에서는 수많은 작업자가 각자 맡은 부품만 전문적으로 조립하는 ‘분업’ 시스템을 통해 몇 분 만에 한 대씩 뚝딱 만들어냅니다.
    이렇게 생산 규모가 커지면 각 공정을 세분화하고 전문화시켜 작업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나는 핸들만 판다’, ‘나는 타이어만 끼운다’ 식의 전문가들이 모여 작업 속도와 정확도를 높이니, 같은 시간 안에 더 많은 제품을 더 적은 실수로 생산하게 되고, 이는 곧 비용 절감으로 이어집니다.

규모의 경제를 보여주는 공장 자동화 라인 일러스트

🚨 하지만 크다고 다 좋은 건 아니라구요? (규모의 불경제)

모든 것에는 명암이 있는 법! 기업의 규모가 끝도 없이 커지기만 한다고 계속해서 효율이 높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어느 수준을 넘어서면 오히려 비대해진 조직 때문에 비효율이 발생하는 ‘규모의 불경제(Diseconomies of Scale)’ 현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 소통의 문제: 조직이 너무 커지면 부서 간 의사소통이 어려워지고 결정 하나 내리는 데 한나절이 걸립니다. “이 서류는 김대리, 저 서류는 박과장, 그 다음은… 아, 퇴근시간이네요.” 같은 상황이 벌어지는 거죠.
  • 통제의 어려움: 직원이 수만 명에 달하면 개개인의 업무를 관리하고 동기를 부여하기가 어려워져 나태해지거나 책임감이 떨어지는 직원이 생길 수 있습니다.
  • 관료주의의 늪: 불필요한 보고 절차와 복잡한 형식주의가 만연하면서 빠른 시장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도태될 수도 있습니다.

“몸집이 너무 커진 공룡이 환경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멸종한 것과 비슷한 이치랄까요?”

따라서 많은 기업은 규모의 경제가 주는 이점을 최대한 누리면서도, 규모의 불경제가 발생하지 않는 최적의 지점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답니다.

이제는 자신 있게 외쳐요! “이건 규모의 경제 덕분이야!”

오늘 우리는 대형 마트의 저렴한 상품부터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스마트폰, 자동차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것들이 ‘규모의 경제’라는 원리 위에서 만들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기업은 더 효율적으로 생산해서 좋고, 소비자는 더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어서 좋은, 참 고마운 경제 원리죠?

그러니 이제 코스트코에서 충동구매한 대용량 시리얼을 보며 자책하지 마세요.

여러분은 그저 규모의 경제를 온몸으로 실천하며 합리적인 소비를 했을 뿐이니까요! (라고 스스로를 위로해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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