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드디어 대한민국 고등학교에 고교학점제가 전면 도입됩니다.
“라떼는 말이야~”를 외치던 시절의 빡빡한 시간표는 이제 추억 속으로 사라지고, 학생들이 직접 시간표를 짜는 시대가 열렸다고 하는데요.
마치 대학교 수강신청처럼 말이죠.
‘어썸하다’, ‘폼 미쳤다’는 반응과 함께 ‘이거 완전 망하는 거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도대체 이 고교학점제가 무엇인지, 우리 아이들과 교육 현장에 어떤 변화의 바람을 몰고 올지, 그리고 어떤 점들을 미리 대비해야 할지 속 시원하게 파헤쳐 보겠습니다.
고교학점제, 대체 뭔가요?
고교학점제란, 학생들이 각자의 진로와 적성에 따라 다양한 과목을 직접 선택하여 이수하고, 누적된 학점이 졸업 기준(총 192학점)에 도달하면 졸업을 인정받는 제도입니다.
쉽게 말해, 정해진 시간표대로 똑같은 수업을 듣는 것이 아니라, 대학생처럼 듣고 싶은 과목을 골라 시간표를 만드는 방식이죠.
국어, 영어, 수학 같은 공통과목은 함께 듣지만, 그 외의 선택과목은 학생의 선택에 따라 천차만별로 달라질 수 있습니다.
“나는 프로그래머가 될 테야!”라고 마음먹은 학생은 심화 수학이나 프로그래밍 과목을, “미디어 콘텐츠 제작자가 꿈이야!”라는 학생은 영상 제작 실무나 디자인 과목을 선택해 집중적으로 파고들 수 있게 되는 겁니다.
무엇이, 어떻게, 왜 바뀌는 걸까요? 3가지 핵심 변화
고교학점제의 도입은 단순히 ‘수업을 골라 듣는다’는 차원을 넘어섭니다. 교육 시스템 전반에 걸친 거대한 변화인데요, 가장 중요한 3가지 포인트를 짚어보겠습니다.
1. 내신 평가 방식의 대격변: 9등급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
가장 큰 변화는 바로 성적 평가 방식입니다.
기존에는 한 줄로 세우는 9등급 상대평가가 일반적이었죠. 내가 아무리 잘해도 다른 친구들이 더 잘하면 등급이 밀려나는, 그야말로 피 튀기는 경쟁이었습니다.
하지만 고교학점제가 도입되는 2025학년도 고1부터는 공통과목을 제외한 대부분의 선택과목에서 성취평가제, 즉 절대평가가 시행됩니다.
학생이 해당 과목에서 요구하는 성취 수준에 도달했는지 여부(A, B, C, D, E)로 평가하는 거죠. 물론, 대입 제도의 공정성을 위해 석차 5등급이 함께 기재되기는 합니다.
이는 불필요한 내신 경쟁을 줄이고, 학생들이 정말 원하는 과목을 소신껏 선택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변화입니다.
2. ‘학점’을 따야 졸업! 미이수(F학점) 제도 도입
대학교처럼 ‘학점’ 개념이 생기면서 ‘미이수(I)’, 즉 F학점 제도도 함께 도입됩니다.
수업일수의 3분의 2 이상을 출석하고, 학업성취율 40% 이상을 넘어야 해당 과목을 ‘이수’하여 학점을 취득할 수 있습니다.
만약 이 기준을 넘지 못하면 어떻게 될까요?
‘미이수’ 처리되고, 보충 이수 과정을 거쳐야만 합니다.
이는 최소한의 학업 성취를 보장하고, 학생들의 책임감을 높이기 위한 장치입니다.
최근 현장 교사들의 부담이 크다는 의견을 반영해, 미이수 학생에 대한 보충 지도 시간이 다소 완화되는 등 개선책이 발표되기도 했습니다.

3. 잠자는 교실은 이제 그만! 학생 참여형 수업 확대
획일적인 시간표가 사라지면서, 수업 방식도 크게 달라집니다.
학생들이 각자 다른 과목을 듣기 위해 교실을 옮겨 다니는 ‘이동 수업’이 기본이 됩니다.
또한, 단순 강의식 수업에서 벗어나 토론, 프로젝트, 실습 등 학생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수업이 확대될 예정입니다.
이는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에 대해 더 깊이 탐구하고, 자기주도적 학습 능력을 기르도록 돕기 위함입니다.
기대 반, 우려 반: 고교학점제의 뜨거운 감자들
이처럼 고교학점제는 학생의 선택권과 자율성을 존중하는 미래지향적 교육 모델임에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시행 초기인 만큼 여러 가지 우려와 논란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 교사 수급 문제: 다양한 선택과목을 개설하려면 그만큼 전문성을 갖춘 교사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모든 학교가 다양한 교사를 확보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이에 교육부는 대학 강사나 외부 전문가를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입니다.
- 지역별 교육 격차: 도시의 대규모 학교는 다양한 과목 개설이 용이하지만, 농어촌 지역의 소규모 학교는 과목 선택의 폭이 좁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곧 교육 격차 심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큽니다.
- ‘입시 유리’ 과목 쏠림 현상: 아무리 진로와 적성을 강조해도, 결국 대입이라는 현실적인 벽 앞에서 학생들이 인기 과목이나 내신 따기 쉬운 과목으로만 몰릴 수 있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 진로 설정의 부담: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자신의 진로를 어느 정도 결정하고 과목을 선택해야 한다는 점이 학생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중간에 진로가 바뀌면 대입에 불리해질 수도 있죠.

결론적으로, 2025년 전면 시행되는 고교학점제는 우리 교육에 거대한 변화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학생 개개인의 꿈과 적성을 존중하는 교육으로 나아가는 긍정적인 첫걸음이지만, 동시에 해결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습니다.
시행 초기의 혼란을 최소화하고 제도가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세심한 지원과 학교 현장의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학생과 학부모님들 역시 변화의 흐름을 정확히 이해하고, ‘나’는 무엇을 좋아하고 잘하는지 치열하게 고민하며 미래를 준비해야 할 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