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뜻/약자, 넷플릭스와 유튜브는 어떻게 내 손안의 TV가 되었을까?

오늘도 퇴근길 지하철에서, 잠들기 전 침대에서 스마트폰으로 드라마와 예능을 정주행하고 계신가요?
TV 앞에 온 가족이 모여 본방송 시간을 기다리던 건 이제 정말 ‘옛날 옛적’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우리는 이제 넷플릭스, 유튜브, 디즈니플러스 같은 서비스를 통해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콘텐츠를 골라봅니다.
이렇게 우리의 일상을 점령한 마법 같은 서비스들을 통틀어 부르는 말이 바로 OTT(Over-the-top) 입니다.

분명 우리 삶을 뒤바꾼 엄청난 녀석인데, 막상 ‘OTT가 뭐야?’라는 질문에는 자신 있게 답하기 어렵죠.
마치 매일 마시는 공기의 소중함을 모르듯, 너무 당연하게 즐기고 있었기 때문일 겁니다.
이 글에서는 OTT가 정확히 무슨 뜻인지, 어떻게 우리의 시간을 ‘순삭’시키는 최강자로 거듭났는지 그 비밀을 속속들이 파헤쳐 보겠습니다.

한 사람이 스마트폰, 태블릿, 노트북, TV 등 다양한 기기에서 동시에 영상 콘텐츠를 즐기는 모습

OTT(Over-the-top)란 정확히 무엇인가요?

OTT(Over-the-top) 란 단어 그대로 ‘셋톱박스(Top)를 넘어(Over)’ 제공되는 미디어 서비스를 의미합니다.
기존의 통신사나 방송사(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등)가 제공하는 셋톱박스를 거치지 않고, 개방된 인터넷망을 통해 직접 사용자에게 영상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말합니다.

조금 어렵나요? 쉽게 비유해 보죠.
과거에 TV를 보려면 반드시 방송국이라는 거대한 레스토랑이 정해준 시간에, 정해준 메뉴(편성표)만 먹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OTT는 인터넷이라는 거대한 배달망을 통해, 전 세계 수많은 맛집(콘텐츠 제공업체)의 메뉴를 내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장소로 직접 배달받는 것과 같습니다.
이제 우리는 더 이상 방송국의 편성표에 얽매일 필요가 없어진 것이죠.

‘셋톱박스 너머’에서 온 이름, 그 유쾌한 반란

OTT라는 이름의 유래는 꽤 재미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Top’은 글자 그대로 TV 위에 올려놓는 ‘셋톱박스(Set-top box)’를 의미합니다.
과거에는 케이블TV나 IPTV를 보려면 반드시 통신사가 제공하는 네모난 셋톱박스를 설치해야만 했죠.
이 셋톱박스는 방송 콘텐츠의 유통을 독점하는 ‘문지기’와도 같았습니다.

하지만 인터넷이 괴물처럼 발전하면서 새로운 플레이어들이 등장합니다.
그들은 “굳이 저 문지기를 통할 필요가 있나? 인터넷 고속도로가 이렇게 잘 닦여 있는데?”라고 생각했죠.
그리고는 셋톱박스라는 문지기를 ‘훌쩍 뛰어넘어(Over the top)’ 인터넷망을 통해 직접 소비자들의 TV와 스마트폰으로 콘텐츠를 쏘기 시작했습니다.
기존 방송 시장의 질서를 뒤흔든, 아주 유쾌한 반란의 시작이 바로 OTT였던 셈입니다.

낡은 셋톱박스를 뛰어넘어 인터넷 신호가 스마트폰과 TV로 직접 연결되는 것을 상징하는 일러스트

골라 먹는 재미, OTT 서비스의 종류

우리는 이미 수많은 OTT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대표 주자들만 봐도 어마어마하죠.
어떤 종류가 있는지 우리 지갑 사정에 맞춰 한 번 살펴볼까요?

  • SVOD (구독형 VOD): 구독료만 내면 무제한! 뷔페 맛집
    매달 일정한 구독료를 내면 해당 플랫폼의 모든 콘텐츠를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는 모델입니다.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웨이브, 티빙, 쿠팡플레이 등이 여기에 속하죠.
    오늘날 OTT 시장의 대세이자, 우리의 주말을 앗아가는 주범들입니다.
  • AVOD (광고형 VOD): 광고 보면 공짜! 가성비 맛집
    콘텐츠를 무료로 시청하는 대신, 영상 시작 전이나 중간에 광고를 봐야 하는 모델입니다.
    전 세계적인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Youtube) 가 대표적이죠.
    최근에는 넷플릭스나 티빙 등 구독형 서비스들도 광고를 보면 더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요금제를 속속 출시하고 있습니다.
  • TVOD (건별 결제 VOD): 보고 싶은 것만 딱! 단품 맛집
    보고 싶은 영화나 드라마를 한 편씩 결제해서 구매하거나 대여하는 방식입니다.
    네이버 시리즈온, 구글 플레이 무비, IPTV의 ‘최신 영화’ 코너 등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구독은 부담스럽고, 특정 최신작만 보고 싶을 때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 있죠.

OTT는 어떻게 TV의 왕좌를 차지했나?

불과 10여 년 만에 OTT는 어떻게 미디어 시장의 절대 강자가 되었을까요? 그 비결은 간단합니다. 바로 사용자의 ‘자유’를 극대화했기 때문입니다.

첫째, 시청 시공간의 자유입니다.
TV, 스마트폰, 태블릿, 노트북 등 인터넷만 연결되면 어떤 기기에서든 이어보기가 가능합니다.
집에서 보던 영화를 지하철에서 이어서 볼 수 있는 ‘N스크린’ 환경은 이제 너무나 당연해졌죠.

둘째, 콘텐츠 선택의 자유입니다.
수만 편의 콘텐츠 라이브러리에서 내가 보고 싶은 것을 직접 고르고, 원하는 만큼 몰아볼 수 있습니다.
정해진 시간에 나를 TV 앞으로 부르던 방송국은 이제 없습니다. 내가 원할 때 콘텐츠가 나를 찾아오죠.

셋째, 독점적인 ‘오리지널 콘텐츠’의 힘입니다.
<오징어 게임>, <더 글로리>, <무빙> 등 OTT 플랫폼이 직접 막대한 자본을 투자해 제작한 ‘오리지널 콘텐츠’는 사람들을 해당 플랫폼으로 끌어들이는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되었습니다.
이제 OTT는 단순한 유통 채널을 넘어, 세계 최고의 콘텐츠 제작소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리모컨의 시대는 갔다, 이제는 로그인이다

OTT는 단순히 기술 용어를 넘어, 우리가 콘텐츠를 소비하고 즐기는 방식을 완전히 바꿔놓은 ‘문화 혁명’입니다.
셋톱박스를 뛰어넘어 시작된 이들의 유쾌한 반란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 되었죠.
TV 채널을 돌리던 리모컨의 시대는 저물고, 내가 보고 싶은 콘텐츠를 찾아 ‘로그인’하는 시대가 활짝 열렸습니다.
자, 오늘은 또 어떤 세계관에 로그인해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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